근 미국의 대외 개입이 야기하는 아이러니한 패턴은, 워싱턴이 아무리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도 결국 이득을 보는 세력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최대 경제 라이벌인 중국과 러시아라는 전복(顚覆)의 귀재들이 바로 그들이라는 점은 사실 놀랍지도 않다.

손자병법( 孫子兵法)에 의하면, 전쟁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전술이요, 이는 곧 적군이 가장 소중히하는 것을 뒤엎는 묘수라고 한다.

그동안 미국이 이라크 땅에 수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결국 석유시추계약을 따내는 최대 수혜자는 이제 중국인 것도 예시다. IS 지하디스트들을 물리친답시고 오바마가 군사 ‘고문관’들과 공군력을 투입하는 동안 미국 납세자들은 중국계 자산을 보호하는 일에 셈을 치르는 모양새가 됬다.

레닌의 말에 의하면, 자본주의자들은 부지불식간에 여러 나라의 공산당에게 부족했던 자원과 기술을 공급하다 종국에 반격당해, 결과적으로 자멸한다고 한다.

가스자원을 위시한 ‘푸티노믹스’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대체한지 오래지만, 우린 소련시절 KGB 요원 출신인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권을 전복하려고 방대한 동부지역과 크림반도를 통째 병합해 버리는 것을 목격했다.

이렇게 행동에 옮기는 족족 유라시아의 라이벌들에게 악용당할 것이 뻔한 미국의 다음 대외전략은 무엇일까? 더도 말고 오바마의 소위 ‘아시아로의 회기’가 아닐런지 모르겠다.

중국이 이라크에서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왜 우린 드물게 들을까? 바로 중국이 이를 떠벌리고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오바마는 ‘회기’를 천명하고 다니며 자기 패를 드러내는 것도 모자라, 호주에 군사시설을 짓고 지상군 2500여명을 주둔시키는 협약까지 맺으며, 중국과 러시아의 뒷마당에 개입할 생각을 공표했다. 만약 러시아나 중국이 캐나다나 멕시코와 군사적 협약을 맺고 어떤 슬로건을 운운했다고 상상해보라. 당연히 위협으로 해석될 것이다.

천연자연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동서 경제분쟁 의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나라 중 하나다. 세계 최대규모의 금광이자 끝없는 국제문제의 중심이 된 그래스버그 금・구리 광산이 여기에 위치해있다. 미국 소재 Free Port-MacMoran사와 영국 British-Australian Rio Tinto사가 공동사업을 구상한 곳이기도 하다.

image: Financial Times

자, 세계의 공장인 중국처럼 천연자원에 눈독 들이는 나라가 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가 둘도 없는 콤비라고 감안했을 때, 올 해 초 러시아의 광산 재벌가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광물수출 금지조취가 국익에 최선이라며 인도네시아 정부를 성공적으로 설득시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자국내 시설증축에 박차를 가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물론, 중국이 자기 몫은 필요한 양 껏 다 챙긴 후에 말이다.

이 금지조취는 인도네시아가 제련소와 광석가공플랜트를 세우도록 러시아가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약조에 대한 기브앤테이크였다.  금수목록에서 제외된 광물에 대해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출세를 부과하기로 결정, 구미권 광물회사들로부터도 러시아와 비슷한 약조를 받아낼 궁리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이 로비 공세는 실로 눈부신 한 수였다. 서방 회사들이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구의 상대적 손실로 귀결될 것이 뻔한 인도네시아의 강경세에 되려 돈줄까지 대게 만들지 않았는가.

현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인도네시아의 위정자와 군부는 자기네들의 준 독재정권이 이뤄낸 풍족한 라이프스타일을 탐욕스런 사기업들과 상부상조하며 오래오래 유지하는 데 여념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와 중국 자본이 이 구상에 협조해들어간다면, 인도네시아에 이건이 달린 서구 기업들은 물론, 오바마의 ‘회기’는 발 둘 곳이 없어질 것이다.

이 기업들은 자카르타가 갑작스래 수 조 달러의 외국계 자산을 국유화해, 그 돈으로 미국의 지정학적 라이벌들의 의도에 맞게 쓰는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플랜 B를 강구해야할 것이다.이렇게 유럽의 여러 광산회사들은 세계 제 1의 이슬람 국가이자 테러리즘의 온상인 나라의 군부와 공직자들에게 자기네 사업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뒷돈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제련소를 만들어주던지, 아니면 각오해라는 식의 실질적 폭거에 속수무책으로 당해가면서까지. 반면 러시아를 멘토삼은 인도네시아인들은 더 큰 교섭권을 갖추게 됬다.

아직도 이런 전복사태의 파급력이 감이 오지 않는가? 그럼 우크라이나와 이라크에서 있었던 최근 일련의 과정들을 상기해보도록 하자.

Byunghun

Byunghun

Founder, editor-in-chief